추운 겨울이 지나고 꽃이 피는 봄이 이제 막 온 것 같은데
이제 2달만 지나면 여름이 찾아온다. 너무 빠르다고? 글쎄...
하지만 막상 여름이 찾아오면 서늘한 영화가 간절해질 것이다.
그 때를 준비해서, 우리를 찾아올 공포영화들 속 숨은 장치들을 발견해보자.
1. 평화로운 가정에 찾아오는 검은 그림자
- 잘해주는 사람에게 가해지는 범죄, 그 공포..
오래된 무서운 이야기 하나 아는가? 삐에로 인형 이야기인데..
엄마와 함께 온 한 아이가 어떤 가게에서 낡은 삐에로 인형을 보고 사고 싶어한다. 엄마는 인형의 괴상한 모습이 맘에 들지 않았지만 아이가 워낙 사달라는 통에 할 수 없이 사주려 하는데, 파는 주인은 절대 삐에로와 아이를 혼자 두지 말라고 한다. 그러던 어느 날, 바쁜 일로 아이를 혼자 두고 집을 나왔다가 섬뜩한 느낌에 집으로 가자 이미 입가에 핏기가 서린 삐에로가 웃으며 말한다. "또 둘이네."
공포영화의 기본적인 스토리텔링 중 하나는 살인마의 평범한 방문이다.
가족과 주변인을 공포에 휩싸이게 하는 살인마는 너무 조용히, 평범하게 찾아온다.

오펀:천사의 비밀(Orphan, 2009)
2009년에 개봉한 오펀:천사의 비밀은 평범한 가정집에 에스터(베라 파미가)라는 여자아이가 입양되면서 시작된다. 늘 리본을 달고 또래의 아이들보다 차분해보이는 아이였지만, 부부는 곧 에스터가 뭔가 이상하다는 사실을 직감한다. 시간이 흐르면서 에스더를 둘러싼 이상한 일들이 벌어진다. 그녀의 과거를 쫓던 중 소름끼치는 결과를 알게 된다.


누구도 예상하지 못했던 예쁜 여자 아이의 입양. 아무도 예상하지 못한 곳에서 살인이 발생한다. 아주 예쁜 모습으로 안심하는 이들을 공격하는 살인마는 공포 그 이상의 공포를 안겨 준다. 그 비밀을 알아가면 알아갈 수록 공격은 더 집요해지고 잔인해지지만 어느덧 그 비밀을 알기 전에 느꼈던 긴장과 공포는 비밀이 벗겨지는 순간 섬뜩함과 충격으로 돌변한다.
2. 수상한 일이 벌어지는 공간, 그 곳에서 발견된 의문의 단서
- 수수께끼의 현장, 그곳에서 발견된 실마리... 해결할 것인가, 말 것인가?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가 출연하여 더 기대가 됐던 올해 개봉작 셔터 아일랜드에는 행방불명된 환자를 찾기 위해 보안관 다니엘스(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가 셔터 아일랜드를 찾으면서 시작한다. 아무도 진실을 말해주지 않는 고립된 섬, 그 안에서 알 수 없는 일이 벌어지고 그는 단 하나의 단서를 찾게 된다.
'67은 누구인가', 모두가 침묵하는 그 사건에 대한 베일을 벗길 것인가, 말 것인가. 그 공포는 그 때부터 시작한다.
이런 포맷은 공포영화에 참 많이 등장하는 소재다. 미스터리한 사건과 함께 의문의 단서가 포착된다. 그 사건을 파헤치면 파헤칠수록 끔찍한 배후가 공개된다.

일본영화의 전설인 링, 주온 등도 마찬가지다. 미스터리한 일이 벌어지는 집, 그곳을 찾은 세입자는 그곳에서 이상한 일들이 벌어지는 것을 느낀다. 처음에는 기분탓 같은 일들이 점점 괴기한 일상으로 바뀌어 가고, 그 일의 배후를 알고 싶어한다. 자신은 물론 주변인에게도 이상한 일이 벌어지는 공포는 그 현장에 단서를 하나씩 남긴다. 그 비밀이 밝혀지는 순간 관객을 실체가 없던 공포로부터 놓아준다.
3. 죽은 자로부터의 공격
- 피할 수 없는 공격으로부터 살고자 하는 몸부림을 만나다

사실 그 어떤 공포보다도 원초적 두려움을 노리고 있다.
죽은 자로부터의 공격은 인간이 살아오면서 느낄 수 있는 가장 큰 공포심이었다.
그리고 그것을 완벽하게 구현한 것이 공포영화의 역사였다.
벗어날 수 없고, 피할 수 없는 공격으로부터 살아남기 위한 몸부림은 가장 극한의 공포로 표현된다.
특히, 다른 것보다 좀비물은 살아있던 인간에 의해 자행되는 살육이 얼마나 공포로 다가오는지 보여준다.
별반 다르지 않던 이웃이 괴물로 변해버렸을 때의 경악스러움, 자칫 저렇게 될 수 있다는 두려움이 섞이면서 살아남아야겠다는 생존의식이 공포로 탈바꿈한다.


죽은 자로부터의 공격은 인간 본능적인 공포와 맞물려 있다.
4. 또 하나의 장르가 되어버린 반전 공포
- 공포는 생각지도 못한 곳에서 찾아와야 섬뜩하다.

반전 영화는 이제 공포영화에서도 다른 장르로 자리잡을 만큼 그 색깔이 분명하다.
반전 영화의 가장 큰 매력은 역시나 생각하지 못 했던 결말이다. 그리고 그 결말을 더욱 놀랍도록 느끼는 것은 상상할 수 없는 곳에서 오는 공포다. 다른 공포 영화가 단서가 밝혀지면서 그 실체가 드러나는 것과 달리 이 영화들은 영화의 생명이 다할 때까지 끊임없이 실체없는 공포와 맞닥뜨려야만 한다. 다른 영화가 마치 살인범의 뒤를 살며시 밟는 듯한 긴장감이 있다면, 반전 영화는 살인마일지도 모르는 사람과 한 방에 있는 듯한 초조함을 주게 되는 것이다.


대부분 탄탄한 구성을 갖춘 반전 영화는 공포영화로서 많은 성공을 거두었다.
보통 흔하디 흔한 구조로 관객들을 속여볼 요량으로 나온 어설픈 반전 영화가 많은 사람들의
입에 오르내리곤 했지만 이처럼 두려움의 속성을 잘 파악한 장르는 더 없다고 봐도 좋을 정도다.
이렇게 공포영화의 포맷을 보았지만
역시 그 매력을 알기에는 보는 것이 가장 좋을 것이다.
이번 여름이 기대되는 것은 그 때문일지도 모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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